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오해와 진실(2)
최근에 ’프로젝트 리더십’에 관한 도서를 출간한 후 사람들을 만나며 이 주제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많은 분들이 PM에 대한 리더십이 참 중요하며 앞으로 점점 더 그럴 것이라고 공감해 준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지난 4, 5년 동안 책 저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한 편향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리더십은 소프트스킬이다.”
소프트하다는 것은 무언가 ’하드(Hard)’한 것을 대비한 표현일텐데, 사람들은 ’소프트’라는 단어를 통해서 과연 무엇을 머릿속에 떠올릴까? 부드러운 양털, 젖살이 오른 아기의 야들야들한 살결, 적당히 바람이 들어간 풍선… 혹시 이런 것들이 아닐지?
인간의 언어와 사고의 관계에 대한 이론 중에 ’언어결정론’이 있다. 이는 ’언어가 인간의 사고와 세계를 제한한다’는 관점을 주장한다(물론 그 반대 이론도 있다). 훔볼트, 노암 촘스키, 사피어, 워프 등의 학자들이 이 이론에 동조했다. 필자는, 인간이 성장 과정 중에 추상적인 개념을 언어를 통해서 사유하여 습득하고, 이후의 삶 가운데서도 익숙한 언어를 이용하여 사고하여 행동으로 옮긴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상당 부분 이 이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사람들이 언어결정론의 입장에서 리더십을 소프트한 무언가로 생각한다면,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서도 그런 측면으로 다소 편향되게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지?
“리더십을 어떤 대상에 은유(Metaphor)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리더십에 대해서 ’손(hand)’으로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손의 표면은 부드러운 피부로 덮혀있다. 하지만 손을 결코 부드럽기만 하지는 않다. 손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피부 안에는 많은 뼈가 정교하게 결합돼 있다. 우리 몸에는 총 206개의 뼈가 있는데, 양 손에 있는 뼈의 갯수는 그 1/4이 넘는 54개라고 한다. 그 덕에 사람들은 이 부드러워 보이는 손을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이를 안고 쓰다듬어 줄뿐만 아니라, 사람들 만나서 반갑게 손을 잡으며 인사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그 애절한 맘을 글로 옮기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반면, 손은 단단히 말아쥐면 그 자체로 하나의 무기다.
리더십은 결코 소프트하기만 하지 않다.
리더는 구성원의 마음을 감싸 안아주고, 지쳐있는 팀원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내주며 일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열정을 북돋아 주어야 할 때가 있다. 한편, 주변의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소신있게 의사결정하여 일을 추진하고,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두가 리더십이다.
만약, 내가 조직에서 어떤 팀이나 과업 수행의 리더라면 리더십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리더로서의 말, 태도, 행동이 나올 수 있다. 편향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