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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ing & Life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실천(11) - "글쓰기 습관"

글쓰기 습관은 가장 습관을 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한 것이다. 2014년도 첫 책을 출간하며 최소한 2년에 한 권을 책을 쓰고 발간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저 바람뿐이었다. 실천으로 잘 옮겨지지가 않고, 어느 한 주제에 관해 조금 글적대다가 이내 중단하거나, 다른 주제를 기웃거리기만 했다. 이런 식으로 6년의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책 저술 진도가 늘 답보 상태이다 보니 우선 블로깅이라도 열심히 잘해 보겠다고 노선을 바꾸었다. 연구와 학습의 결과물을 담는 학습 노트 성격으로서 블로깅 목적을 정의했다. 글쓰는 습관을 유지할 수 있고, 책 저술이라는 심리적 부담을 크게 갖지 않으면서 저술을 위한 글감과 참고 자료를 쌓아 나가기에 블로깅이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세상은 진리는 속담 두 개로 많이 풀린다. 특히 내 경우는 그렇다.

  •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역시나 무언가를 위한 전략과 전술, 올바른 방향의 부재보다는 실천이 늘 문제다. 

 

클리어의 책을 읽게 되며, 습관형성에 대해 알게 된 귀한 깨달음 중 하나는, 습관 형성의 반응 단계에 해당하는 ‘하기 쉽게 만들어라’이다. 오랫동안 제대로된 글을 작성하지 않아 글에 대한 감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클리어의 조언을 받아드릴 수 밖에 없었다. 저술이든, 블로깅이든 목적과 형식도 다 내려놓고 ‘일단' 글을 써보자는 아주 작은 습관 항목을 세웠다.

  • 하루 3문장 글쓰기

3문장이라는 기준은 딱히 없다. 한 두 문장은 글을 쓰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고, 3이라는 숫자를 원래 좋아한 이유이기도 한다. 또한 3문장을 써보니 한 문단이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양이라는 생각도 든다 - 사실 해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다.

 

‘그 까짓 세 문장 쯤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구글 드라이브에 글 목록 하나를 만들고는 말 그대로 딱 세 문장을 기록하고는 Habitify에 수행 완료를 체크했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야 할 일을 완수했다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겨우 세 문장을 작성했다는 계면쩍음보다는 ‘드디어 내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네' 하는 보람의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하루 세 문장 글쓰기는 참 쉬운 습관 항목의 하나가 됐다. 

 

위의 사진은 Habitify에 기록돼 있는 글쓰기 수행 결과이다. 지난 3주 동안 단 하루도 빼 먹지 않고 글쓰기를 했다. 일이 바쁘고 몰린 날에도 조금이라도 글을 쓰고 있다. 

 

클리어의 습관형성을 위한 지침(‘하기 쉽게 만들어라’)은 매우 강력하다. 내 경우 글쓰기를 하기 쉽도록 하루에 세 문장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글을 쓰고 있다. 거의 매일 글쓰기에 관해서 목표를 상회하는 초과 달성을 하고 있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면 기분이 좋다. 목표가 낮으니 달성이 쉽고, 높은 성취도로 달성을 하고 나니 스스로에 대해 대견한 맘이 들고, 그런 대견한 자아상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다음 날 또 글을 쓴다. 

 

클리어 방식의 습관 형성의 원리가 글쓰기에만 잘 적용되고 있는 건 아니다. 모든 항목들이 다 그렇다. 매일매일 습관리스트를 완수하는 날이 반복됨에 따라 어느 하나의 습관 항목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매우 강한 ‘습관 완수 성취욕’이 자연스레 생겼다.

 

지금 이 블로그에 연재식으로 올리고 있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실천' 글들은 최근의 내 글쓰기 습관의 흔적이다. 클리어의 책을 읽은 후 독후감을 하나 적은 이후,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습관형성의 궤적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재하게 됐는데, 이런 방식의 글쓰기가 내 자신에게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그 책의 내용을 다각도로 성찰해서 삶에 적용한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향후 이런 방식의 발전적 성찰과 실행을 다른 책의 독서 이후에도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참, 이 블로그 글의 전체 내용은 하루 세 문장 쓰기의 결과물이다. 세보지 않아도 세 문장보다 훨씬 많다. :)